저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잘못된 연애 정보들을 당연히도 싫어합니다
특정한 경우는 아예 온라인 용어 사용 자체를 싫어하고 대표적으로 밀당, 읽씹, 썸 등이 있습니다
이 용어 3부작으로 앞으로 글을 연재 할 생각입니다

자칫 잘못된 정보는 한 사람의 일생을 망가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내가 뭔가 더 잘하고 싶어서 노력을 했는데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온다니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 않습니까



1. 실제 사례



그래서 딱 3번 튕겼어요"


전형적인 잘못된 정보로 연인을 놓친 경우고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제가 진심 솔직하게 이야기 해줬더니  

남자분이 그러면 아무런 답변안하면서 내 연락을 계속 기다리신거냐고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런 행동을 하냐고 저는 5일간 신경쓰이고 

마음 졸였고 일도 제대로 못했다고"


그러니까 정리하면


여성분이 한 행동은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인데도

충분히 연락을 하거나 만날 수도 있는 상황이며 심지어 보인도 그러고 싶었으나

(이렇게 하면 잘 사귈 수 있다는 잘못 된 정보를 믿은채로)

일부러 그 욕구를 참고 데이트 거절에 연락조차 하지 않아서

남자분을 5일간이나 마음졸이고 일도 제대로 못하게 만들었고 헤어졌다는 말입니다


이 글에 답글 중에 "그 남자분이 애초에 마음이 없었던 것 같네요"를 보고 저는 할말을 잊었습니다




남자분이 과연 마음이 있었는가 없었는가를 떠나서 

서로 좋아하고 만나고 싶고 대화하고 싶은데

왜 굳이 그걸 참아야만 하고, 상대 또한 참아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만드는 것일까요?


"남자가 정말 마음이 있었다면 그래도 연락이 올 것이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논리대로라면 


"여자가 남자를 정말 좋아하면 남자가 때려도 연락이 올 것이다"

"여자가 남자를 정말 좋아하면 남자가 돈이 한푼 없어도 결혼 할 것이다"


이 말 또한 맞는 말인겁니다 


문제는

내가 굳이 연락을 할 수 있다면

남자가 굳이 여자를 때리지 않을 수 있는 평범한 성격이라면

남자가 굳이 돈을 이미 잘 벌고 있는 사업가라면


굳이 연락을 안하거나, 여자를 때리거나, 돈을 벌지 않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이 외에도 "밀당을 하다가 연인을 놓친 사연들"은 많습니다




왜 이런 인식들이 퍼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다루기로 하고

간략하게 말하자면 연애는 모든 인류들이 관심있어하는 아주 좋은 소재이고

물론 전문적인 글들도 많지만 그다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소재로 많은 글들을 쓰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블로그에서 이런 밀당의 비법이 심리학 인 것처럼

나아가 심리 과학이라는 아주 근거 있고 합리적인 지식인 것처럼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밀당에 대한 체계적이고 직접적인 연구 자체는 심리학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지엽적이고 간접적인 연구들이 다소 있을 뿐입니다)


다소 과장되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은 글입니다


"밀당의 비법: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도 카톡을 씹고 절대로 호감을 표시하지말고

심지어 화를 내세요 그럼 이미 그는 당신의 포로"


더 짧게 줄여볼까요


"뺨을 때리면 너 같은 여자는 처음이야. 그는 이미 당신의 포로"


이런 농담이나 유머가 먹히는 이유는 어느정도 일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미디어에서 그런 상황들이 실제로 묘사되기 때문이죠




2. 실제 기사


방금 구글에서 밀당과 심리 두 키워드로 검색을 하니 2번째 게시물에 이런 글이 뜹니다

(이 글로 인해 제 글이 길어질 줄은 읽을 당시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밀당의 심리라는 글로
온라인 언론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월간 12억의 페이지뷰를 보유한 "허빙턴 포스트 코리아"에 글인데다가
글을 쓰신분은 심리학과 현직 교수님입니다 게다가 대단히 유식해보이는 영어로 된 출처까지 있으며
한국심리학회 웹진에도 게시된 글이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을 대단히 신뢰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글의 요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 나를 싫어하는 경우에는 싫어하게 된다.(상호성의 원리)
그러나 자신을 극단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경우에는 더욱 좋아하게 된다.(불확실성의 즐거움)
게다가 사람은 원래 어려운 상대일수록 더욱 도전하고 싶어한다.(정서강도 이론)

따라서 밀당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인데

이 글은 두 사람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밀당이 옳다고 주장하는 쪽은 심리학 관련 자료들을 인용하며 설명하고
밀당이 나쁘다고 주장하는 쪽은 무려 "모태솔로"인데다가 "시"로 설명합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당연히 밀당이 옳다고 주장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고 근거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 글의 잘못된 점은

 

 

 

1. 불확실성의 원리라는 용어 자체에 약간 문제가 있으며

 

 

 

2. 용어 사용을 떠나서 여기서 설명하는 원리가 밀당이 좋다는 근거가 되기 힘들고

 

 

 

3. 정서강도 이론 또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제가 알기로 불확실성의 원리라는 것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들이 소개팅 실험에서 유래한 용어로

이것은 "아예 여성에게 호감이 있는지 없는지를 표시하지 않은 남성"에게 더 많은 여성이 이끌렸다는 말입니다

이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호감을 표시하지 않은 남성" 외에도 "극도로 호감을 표시한 남성"이 포함됩니다


이건 읽기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가능하고 넘어가자면


이 글의 연구 결과는 밀당이 좋다는 것을 전혀 받쳐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의 결론을 도출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나에게 극도로 호감을 보인 남성 여성들이 가장 끌림

2. 나에게 호감을 보인 남성 여성들이 끌림

 

 

 

3. 나에게 비호감을 보인 남성 안 끌림

4. 나에게 그저 그렇다고 한 남성 여성들이 가장 끌림


 

 

 

불확실성의 원리가 상호성을 이겼다고는 볼 수 있으나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 호감을 표시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많은 호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글쓴이의 주장과 달리 밀당을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결론이죠


 

 

 

1.2만 놓고 비교하거나 3.4만 놓고 비교하면 불확실성의 원리가 상호성을 이겼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2를 묶고 3.4를 묶어서 1.2.3.4.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평균적으로는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

더 많은 여성들이 나에게 끌린다는 것이고 상호성의 원리는 여전히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실험결과로 불확실성이 상호성을 이겼다! 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전체적으로 상호성의 원리가 작용하나 4번의 예외적인 경우는 불확실성의 원리가 적용되었다 보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요?


 

 

상호성의 원리는 다시 말하지만 내가 호감을 표시한 상대는 나에게도 호감을 느낀다는 원리이고

따라서 오히려 밀당을 하지 않는 것이 평균적으로 더 많은 호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죠

 

 

 

정서강도 이론의 허점은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면

이것이 반드시 연인관계에 해당되는 이론만도 아니며

사람마다 정서강도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또한

난이도가 있을수록 도전욕이 생긴다는 말이긴 한데 그 난이도가

예를 들어 잘생겼거나 돈이 많거나 이런 난이도가 높은 사람을 원하는 등 다양한 조건이 있는데

반드시 나에게 호감을 표시 않는 조건에만 해당 된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 전제된 실험들만으로는 "밀당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은 결코 나올 수 없는 겁니다

(이 글은 허빙턴 코리아에만 게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곳들에도 게시되었더군요)

 

 

 

그럼 밀당은 해서는 안 되는 나쁜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반드시 필요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잘못된 밀당에 대한 인식이 왜 생겨나고 밀당을 해야만 하는 경우는 어떨때가 있는지

연애를 할 때 올바른 방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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